안녕하세요. 전 세계 모든 드라마를 리뷰를 하는 '드리블'의 운영자 듬칫듬칫입니다.
오랜만에 드라마 리뷰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리뷰할 작품은 엄청난 화제를 불러 모았던 <브리저튼>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바로 2023년 5월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샬럿 왕비 : 브리저튼 외전>입니다. 브리저튼 시즌 1을 워낙 재미있게 봤어서, 시즌2도 굉장히 기대했었는데요, 아무래도 1편만 한 2편이 없다는 말처럼 시즌2는 조금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샬럿 왕비: 브리저튼 외전>이 나왔을 때도 선뜻 볼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지금까지의 브리저튼 시리즈 중 개인적으로는 가장 만족스러웠던 작품이라 리뷰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브리저튼을 보지 않았더라도 따로 감상해도 좋을만한 완성도 높은 작품입니다. 제목처럼 이번 작품은 브리저튼에도 출연했던 샬럿 왕비가 주인공입니다. 어떻게 샬럿 왕비가 되었고, 왕비가 되면서 겪은 힘든 일들 하지만 또 왕실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샬럿왕비의 모습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또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샬럿 왕비와 킹 조지 3세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브리저튼 시즌1에서는 킹 조지3세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고 미치광이 왕으로 우스꽝스럽게 소개되었는데, 이번 프리퀄을 통해 그 속에 숨겨진 샬럿 왕비와 킹 조지3세의 감동적이고 진실한 사랑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 기본 정보
방송정보
장르 : 로맨스, 드라마, 시대극
공개 : NETFLIX, 2023년 5월 4일, 총 6부작(6시간 12분)
출연 : 인디아 암아티피오, 코리 밀크리스트, 미셸 페얼리 등
제작 : 숀다랜드
스트리밍 : NETFLIX 넷플릭스
등장인물
샬럿왕비(청년 : 인디아 암아티피오 / 노년 : 골다 로슈벌)
<샬럿 왕비 : 브리저튼 외전>의 주인공. 영국의 왕비. 독일 공국의 공주. '대실험'이라고 불리는 어떤 프로젝트를 위해 타의로 영국의 왕비가 되었다. 원치 않는 결혼이라, 결혼식 직전까지도 도망가려고 애쓰다가 우연히 '조지'를 만났다. 이상한 괴물일 거라고 생각했던 영국의 왕 '조지'는 생각보다 멀쩡하다 못해 꽤 멋진 사람이었고, 그 길로 함께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결혼 후 당연히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조지가 제대로 된 이유는 알려주지 않은 채 그냥 따로 살겠다고 한다. 믿었던 조지에게 배신당한 후, 혼자서 외롭게 버텼다. 하지만, 그냥 있을 수 없어서 조지에게 가서 따지기도 했다. 그래도 변하는 것은 없었고, 계속해서 외로운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함께 식사를 하자며 조지가 찾아왔다. 그렇게 조지와 오해를 풀고 행복해질 일만 남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동안 조지가 어마어마한 비밀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었다. 진실을 알게 되고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오히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조지와 조지와 함께 나은 아이들을 지켜야 했다.
조지 3세(청년 : 코리 밀크리스트 / 노년 : 제임스 플리트)
<샬럿 왕비 : 브리저튼 외전>의 또 다른 주인공. 영국의 왕. 치매에 걸린 미치광이 왕. 첫눈에 샬럿에게 반했지만, 병 때문에 처음에는 샬럿에게 의도적으로 거리를 둔다. 샬럿을 걱정하는 마음을 숨기려고 했지만, 이내 영특하고 당돌한 샬럿에게 자신의 마음을 들키고 만다. 어떻게든 멀쩡한 모습으로 샬럿과 함께 하고 싶어 병을 치료하기 위해 괴짜 의사에게 거의 고문에 가까운 혹사를 당하면서도 버틴다. 하지만 치료를 거듭해도 병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의사를 내치고 샬럿과 함께하기로 한다. 이후로는 샬럿에게 전적으로 의지한다.
오거스타 공빈 (미셸 페얼리)
조지 3세의 어머니. 정신병으로 불안정한 조지 3세를 대신하여 왕실의 주도권을 쥐려 한다. 계속해서 왕실 관료들의 압박을 받지만, 샬럿 왕비와 가장 가까운 수행원인 애거사 댄버리에게 샬럿 왕비의 소식을 캐물으며 발 빠르게 정보를 수집하며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아들을 몰아세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조지 3세의 행복을 바라고 있다. 처음에는 샬럿 왕비를 못마땅해했지만, 이후 샬럿을 통해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조지를 보며 샬럿에게 고마워한다.
애거사 댄버리(청년 : 아세마 토마스 / 노년 : 아됴아 안도)
영국 사교계를 이끄는 주요 인물. 시에라리온의 크파멘데보족의 왕족 혈통이다. 샬럿 왕비가 영국으로 오기 전까지는 인종차별로 작위가 없었다. 샬럿 왕비와 조지 3세의 결혼을 기념하여 영국에서는 흑인들에게도 귀족 작위를 부여했고, 애거사 댄버리의 남편인 허먼 댄버리가 귀족이 되면서 애거사 또한 레이디 댄버리가 되었다. 또한, 샬럿 왕비의 수행원이 되어 왕비의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가 되어준다. 정략결혼으로 어쩔 수 없이 할아버지뻘인 나이가 엄청 많은 남편과 살았다. 가부장적이며 시도 때도 없이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남편과의 삶은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래서 남편이 죽을 날만을 기다렸지만, 막상 남편이 갑자기 죽고 나니 앞으로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귀족 작위를 지킬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고, 그렇다고 남자에게 의지하기 위해 다시 결혼하고 싶지도 않았다.
레이디 바이올랫 브리저튼 (루스 게멀)
브리저튼 8남매의 어머니. <샬럿 왕비 : 브리저튼 외전>에서는 아직 사교계에 데뷔하지 않은 소녀로 등장한다. 아버지와 사이가 아주 좋았다. 당시에 만연하던 인종차별에 거부감을 느끼며, 똑 부러지게 할 말 하는 당찬 소녀였다. 레이디 댄버리와는 잠시 오해가 있었지만, 오해를 풀고 난 후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사이가 된다.
브림즐리 (청년 : 샘 클레멧 / 노년 : 휴 색스)
샬럿 왕비의 시종. 동성애자로 왕의 시종인 레이놀즈와 연인사이이다. 현재는 혼자이다. 결혼은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샬럿이 브림즐리를 불편해했지만, 현재는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이다.
드라마 리뷰
<샬럿 왕비 : 브리저튼 외전>은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브리저튼 시리즈 중 개인적으로는 가장 재미있게 봤던 시리즈입니다. 물론 브리저튼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이라, 겹치는 인물들도 많지만 사실상 이야기의 결은 많이 다르고 할 수 있습니다. 브리저튼 시리즈에서는 조연 정도로 출연하는 샬럿 왕비와 왕실에 대해서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는 화려한 왕실의 문화와 겉에서는 알 수 없는 왕실의 뒷 이야기들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왕족이나 왕실에 대한 작품들을 좋아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더욱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브리저튼 시리즈를 볼 때는 사실 샬럿 왕비가 그렇게 호감 가는 캐릭터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샬럿 왕비가 원래 어떤 사람이었고, 또 어떻게 지금의 왕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게 되니 완전히 호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먼 영국에서 강제로 왕비가 되었고, 의지할 사람 하나 없는 낯선 곳에서도 중심을 잡고 꿋꿋하게 버텨낸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브리저튼 시리즈에서는 흑인 왕비라는 설정도 극적인 연출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요, 알고 보니 당시 만연했던 인종차별에 대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한 나라의 왕비라는 아주 중요하고 높은 위치를 흑인 출신이 차지하게 되면서, 많은 것들을 바꿔 놓게 됩니다. 영국에서는 한 방울의 법칙에 따라 한 방울이라도 백인이 아닌 인종의 피가 섞이면 백인으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말 철저하게 배타적인 문화이죠. 실제로 샬럿 왕비의 조상들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샬럿 왕비 또한 100% 백인은 아니기에 흑인 왕비라는 설정이 완전한 허구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죠.
모든 걸 다 떠나서 샬럿 왕비라는 사람 자체가 굉장히 총명하고 현명한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지 3세가 정신병에 걸렸지만, 왕실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전부 샬럿 왕비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을 계속해서 거부하는 조지 3세에게 결국은 사랑을 실토하게 만드는 당찬 여성입니다.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떠나지 않겠다고 말하는 샬럿 왕비의 모습에 결국 조지 3세는 사랑을 고백하게 됩니다. 누구라도 자신에게 큰 병이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보이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조지 3세가 힘들게 숨겨온 비밀을 알게 된 샬럿 왕비는 더욱 단단해집니다. 언제나 조지 3세의 옆에서 그를 지키며, 그의 눈높이에 맞춰 소통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샬럿 왕비와 조지 3세가 침대 바닥에 누워서 대화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국회에서 발표를 앞두고 있던 조지 3세는 증상이 악화되어 결국 마차에서 내리지도 못한채로 돌아와 침대 밑으로 숨어버립니다. 이를 알게된 샬럿 왕비는 조지 3세를 억지로 밖으로 끄집어내지 않습니다. 대신 침대 밑으로 들어가 그의 손을 잡으며 위로해 주고 격려해 줍니다. 그러자 점차 안정을 찾은 조지는 자의로 침대 밑에서 나오게 되죠. 이후 현재로 돌아와 마지막 즈음에 비슷한 장면이 한 번 더 연출됩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자녀들의 임신 소식을 듣자마자 샬럿 왕비는 조지 3세가 있는 곳으로 찾아갑니다. 샬럿 왕비는 기쁨에 대를 이를 자손이 생겼다고 말하지만, 조지는 계속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이야기를 듣지 않습니다. 그러자, 샬럿 왕비는 먼저 침대 밑으로 들어가 조지를 부릅니다. 조지는 침대 밑으로 들어간 샬럿 왕비를 따라 침대 밑에 들어가자 그제야 눈을 맞추고 대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잠시 제정신으로 돌아온 조지는 샬럿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둘은 사랑의 키스를 나눕니다. 브리저튼 시즌 1, 2에서 샬럿 왕비가 조지 3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늘 뭔가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았는데요,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걱정이 담긴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늘 시크하고 차가워 보였던 샬럿 왕비가 처음 보는 따뜻한 표정으로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는 항상 강하게 보여야 하는 왕비지만, 조지의 앞에서 만큼은 소녀처럼 웃는 샬럿의 진짜 모습이 아닐까 했습니다.
<샬럿 왕비 : 브리저튼 외전>은 공개 직후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93%를 받을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왓챠피디아 기준 5.0 만점에 4.0점으로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기존에 브리저튼 시리즈는 수위 높은 애정신과 주인공들을 백인과 흑인으로 설정한 연출 등 새롭고 자극적인 매력이 있었다면, 이번 시리즈는 그에 비해 훨씬 따뜻하고 인간적인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생각하게 해 준 이야기를 담은 <샬럿 왕비 : 브리저튼 외전>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