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세계 모든 드라마를 리뷰하는 ‘드리블(드라마를 리뷰하는 블로그)’의 운영자 듬칫듬칫입니다.
오늘은 올해 최고의 화제작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 리뷰(결말포함)를 해보겠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마스크걸>은 공개되자마자 대한민국 TOP10 시리즈 1위에 오를 정도로 엄청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품입니다. 원작인 매미, 희세 작가의 네이버 웹툰 <마스크걸>의 인기 덕분에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팬들이 기대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정말 웹툰, 웹소설의 시대라고 할 만큼 대다수의 작품들이 웹툰과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콘텐츠가 넘쳐나니 시청자의 입장으로서는 어떤 재미있는 것들을 골라볼까 즐겁지만,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경쟁이 더욱 심해져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오늘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드라마 기본 정보
방송정보
원작 : 네이버 웹툰, 매미&희세 <마스크걸>
장르 : 스릴러, 드라마, 범죄, 미스터리, 서스펜스, 느와르, 블랙 코미디, 하드 보일드, 피카레스크, 고어
공개 : NETFLIX, 2023년 8월 18일 공개, 총 7부작(410분, 6시간 50분)
출연 : 이한별, 안재홍, 나나, 염혜란, 고현정 등
제작 : [연출] 김용훈 [각본] 김용훈 [제작] 본팩토리, 하우스 오브 임프레션
스트리밍 : NETFLIX 넷플릭스
시청등급 : 18세 이상 청소년 관람불가
등장인물
김모미 역(이한별/나나/고현정)
어린 시절부터 넘치는 끼와 자신감으로 김완선 같은 연예인을 꿈꿨지만 커갈수록 꿈에 부합하지 못하는 외모 때문에 늘 주눅 들어 있는 인물이다.
1대 김모미(이한별)
평생 외모 열등감에 시달려왔다. 어려서부터 늘 못생겼다고 놀림을 받아왔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마스크걸’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며 희열을 느낀다. 마스크걸은 뛰어난 몸매와 춤실력으로 많은 구독자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2대 김모미(나나)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마스크걸을 버리고, 자기 자신도 버렸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살던 집도 떠나고, 몰라보게 달라진 외모로 오프라인에서만 활동 중이다.
3대 김모미(고현정)
중년의 김모미. 여러 차례의 살인 사건으로 교도소에 들어가게 되고, 마스크걸이라는 이유로 많은 관심 혹은 괴롭힘을 받는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생각지도 못했던 주오남의 엄마가 나타난다. 그때부터 김모미의 목표는 단 하나. 딸 김미모를 지키는 것.
주오남 역(안재홍)
김모미를 짝사랑하는 회사 동료다. 김모미 못지않게 외모 콤플렉스가 심하며, 존재감이 없다. 그의 유일한 낙은 인터넷 방송을 보는 것. 그리고 어는 날, 김모미가 마스크걸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김경자 역(염혜란)
주오남 엄마. 오직 자격증 있는 것만 보고 결혼한 남편이 결혼하자마자 딴살림을 차려 이혼하고 오직 아들 하나만 보고 살았다. 지극적성으로 돌보던 아들이 행방불명되고 이와 관련된 흔적을 좇기 시작한다. 김모미가 중년의 나이가 될 때까지 김모미에게 복수하기 위해 계속해서 곁을 맴돈다.
김미모 역(신예서)
김모미의 딸. 해외로 도망갈 준비를 하기 위해 미모의 외할머니에게 사정을 하여 맡기지만, 그 이후로 김모미가 교도소에 가게 되면서 실제로는 외할머니의 손에 자라게 된다. 숨기고 싶은 일들이 자꾸만 누군가에 의해 알려지면서 점점 삐뚤어지는데.
드라마 리뷰
화제의 작품,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요, 원작의 매미&희세 작가들은 사회 고발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로 만들기로 워낙 유명한 편입니다. 매미&희세 작가들의 또 다른 작품인 <팔이피플> 또한 속된 말로 팔이피플이라고 부르는 온라인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삶과 그 주변의 사회문제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스크걸>은 외모지상주의, 삐뚤어진 모정으로 인한 개인적인 복수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또, 입체적인 캐릭터들과 탄탄한 구성으로 드라마를 보는 내내 어떤 결말을 맺게 될지 예측할 수 없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주목할 배우가 둘 있습니다. 바로 최초의 김모미를 맡은 배우 이한별과 주오남 역할을 맡은 안재홍 배우입니다. 김모미를 맡은 이한별 배우는 <마스크걸>을 통해 데뷔한 신인 배우입니다. 작품이 공개되기 전까지 그 어떤 정보도 알려지지 않아 더 큰 기대를 모으게 했었는데요, 웹툰을 본 시청자들은 싱크로율이 굉장히 뛰어나다며 극찬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웹툰을 보지 않아 원작의 캐릭터와 비교는 어렵지만, 김모미 캐릭터의 설정을 들었을 때 아주 캐스팅이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비주얼적으로 더욱 캐릭터의 특징을 강조하기 위한 분장이 있었겠지만, 배우의 연기가 그런 캐릭터의 특징들을 더욱 돋보이게 해 준 것 같았습니다. 특히, 마스크를 쓸 때는 누구보다 자신감 넘치는 김모미의 태도와 마스크를 벗은 김모미 본체의 태도가 확연히 다르게 표현되어서 이한별 배우가 김모미 그 자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으로 엄청난 화제가 되고 있는 안재홍 배우는 지금까지 맡아온 캐릭터 중 가장 강렬하고 많은 인기를 얻었던 '정봉이' 알려져 있었는데요, 아마 이번 <마스크걸>로 인해 주오남이라는 대표 캐릭터를 하나 더 추가하게 될 것 같습니다. 워낙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이기에 연기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주오남을 연기했다기보다는 역시나 주오남 그 자체였습니다. 리얼돌과 마주 앉아 실제 연인들처럼 대화를 하며, 마스크걸에게는 점점 집착과 망상을 키워가는 변태적인 성향을 아주 리얼하게 표현하여 제대로 '극혐'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전에 우리가 알고 있던 '정봉이'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마스크걸>에서는 주오남만이 남아있었습니다.
도깨비의 지은탁 이모부터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민영이 엄마, 더 글로리에서는 동은이를 돕는 이모님까지 맡는 족족 존재감을 드러내며 연기했던 염혜란 배우는 이번 <마스크걸>에서도 역시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애지중지 키우던 아들을 잃고 복수를 위해 무슨 일이든 불사하는 미쳐버린 엄마의 모습을 소름 끼치는 연기력으로 표현해 냈습니다. '역시 믿고 보는 염혜란'이라는 생각이 드는 연기였습니다. 오히려 중년의 김모미를 연기하는 고현정 배우는 배우의 이름값에 비해서는 존재감이 미미하지 않았나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또, 나나는 성형한 젊은 김모미를 연기했는데, 나쁘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스토리상 가장 소름 끼쳤던 부분은 바로 김모미의 딸인 김미모가 말했던 떡볶이 할머니가 바로 주오남의 엄마 김경자였다는 사실입니다. 죽은 줄 알았던 김경자는 겨우 물속에서 빠져나와 살아남았고, 자신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성형 수술까지 감행했습니다. 김모미에게 복수를 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였습니다. 이로 인해, 김모미의 엄마이자 김미모의 외할머니조차 지척에서 만났음에도 김경자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죠. 또, 끝난 줄 알았던 마지막 회의 몸싸움에서 끝까지 총을 들고 걸어 나와 김모미에게 총을 겨누는 김경자를 보며, 모성애라는 것이 이렇게까지 무서워질 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반대로 딸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김모미 역시도 날아오는 총알을 막기 위해 몸을 날리는 모성애를 보여줍니다. 포위하고 있던 경찰들에 의해 김경자도 사살당했으며, 김모미는 김경자가 쏜 총에 맞아 죽음을 맞이합니다. 결국은 김모미와 김경자의 죽음으로 이 비극은 끝이 납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돌이켜보면, 사실 어디서부터 잘못인지 찾기 힘들 정도로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쌓이고 쌓여 마지막 회와 같은 파국에 이르렀다고 생각됩니다. 애초에 김모미가 범죄를 저지르게 된 상황의 발단은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한 사회의 분위기 때문이었고, 이로 인해 나름대로 극복하기 위해 찾아낸 방법이 인터넷방송이었기 때문이죠. 과연, 김모미가 인터넷 방송을 하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보는 것만으로도 불쾌함을 유발할 수 있는 소재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그런 소재들이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라는 게 정말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을 통해 잘못된 인식들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