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세계 모든 드라마를 리뷰하는 '드리블(드라마를 리뷰하는 블로그)'의 운영자 듬칫듬칫입니다.
오늘은 넷플릭스 티빙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 리뷰(결말포함)를 해보겠습니다.
드라마 <산후조리원>은 개인적으로 출산에 경험이 없어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던 작품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짧은 영상들을 보니 흥미로운 장면이 있어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또, 총 8부작으로 러닝타임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더 보기 쉬웠던 드라마입니다. 리뷰 파트에서도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겠지만, 출산의 경험이 없어도 충분히 공감 가는 부분이 있었고 오히려 출산을 간접경험해 볼 수 있는 공부가 되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드라마에 대한 소개와 리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드라마 기본정보
방송정보
장르 : 드라마, 가족, 미스터리, 느와르
편성 : tvN, 2020년 11월 2일 ~ 2020년 11월 24일, [월, 화] 오후 9:00-10:30 방송, 총 8부작
출연 : 엄지원, 박하선, 장혜진, 윤박, 최리 등
제작 : [연출] 박수원 [극본] 김지수, 최윤희, 윤수민 [제작] tvN, 래몽래인
스트리밍 : 티빙 TVING 넷플릭스 NETFLIX
등장인물/인물관계도
오현진 역(엄지원)
42세. 초산. 딱풀이 엄마. 회사에선 능력자인 최연소 상무지만, 산후조리원에서는 최고령에 아무것도 모르는 초산 산모다. 결혼, 임신, 출산은 남일이라고 생각하고 오로지 성공만을 위해 달려온 커리어우먼이다. 연하남인 남편 도윤을 만나 결혼했을 때가 이미 사십이었다. 노산인 탓에 임신이 잘 되지 않아서, 포기하려던 찰나 임신 소식을 알게 된다. 그것도 커리어우먼 인생에 아주 중요한 최연소 상무의 승진날. 열심히 일해야 할 시기에 임신과 출산으로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바이어 앞에서 양수가 터질 때까지 만삭에도 하이힐을 신고 일했다. 그렇게 준비 없이 맞이하게 된 출산. 고통 끝에 안아본 아기는 예쁘지 않고, 감동도 기쁨도 없었다. 엄마로서의 자괴감, 두려움, 낯섦을 안고 산후조리원에 입성한다.
김도윤 역(윤박)
35세. 현진의 남편. 딱풀이 아빠. 앱 개발 스타트업의 CEO이다. 훈훈한 외모를 가졌으며, 아내를 너무도 사랑하는 팔불출이다. 늦은 나이에 임신하여 고생하는 아내를 보며 좋은 남편으로 살자고 다짐하는 따뜻한 남자다. 출산으로 한껏 예민해진 현진을 어떻게 달래고 대해야 할지 몰라 매일 고민이 커지던 그때, 다둥이 아빠 준석을 만나 노하우를 배우게 된다.
조은정 역(박하선)
33세. 사랑이 엄마. 산후조리원의 여왕벌. 프로 전업맘으로 미모는 물론 육아 능력과 남편의 사랑까지 모두 다 가진 다둥이 맘이다. 출산했다는 사실이 믿기기 않을 정도로 철저히 관리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붓기 없는 얼굴, 단정한 머리, 백옥 같은 피부, 청담동 며느리룩이 잘 어울리는 산모다. 무통마취도 거부하며 순수 자연주의 출산을 고집하여 쌍둥이를 출산했다. 셋째 사랑이 역시 악 소리 없이 자연분만으로 출산했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도 남다른 편. 매일 정성껏 만든 유아식에 몸과 마음을 다해 아이들을 열성적으로 키우는 육아맘이다. 은정은 SNS에 육아기록을 남기며 수많은 엄마들의 워너비 육아맘 인플루언서로 유명하여 산후조리원에서도 다들 은정과 친해지려고 노력한다. 거기에 자상한 프로골퍼 남편까지 둔 탓에 엄마들의 부러움을 사지만, 어쩐지 은정은 외로워 보인다.
이선우 역(정성일)
38세. 은정의 남편. 프로골프선수. 연애할 때는 은정과의 데이트를 위해 비행기를 타고 16시간을 날아올 정도로 사랑꾼이었다. 결혼 이후에는 이름 모를 슬럼프에 빠져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최근에 극복하여 골프대회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육아 인플루언서인 은정이 이슈가 되면서 선우와 은정의 가족이 대중들의 관심을 받으며, 선우는 이를 계기로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이루다 역(최리)
25세. 요미 엄마. 초산. 미혼모다. 속옷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산후조리원을 뒤집어 놓은 희대의 문제맘이다. 화려한 머리, 타투 등 산후조리원과는 어울리지 않는 외모로 등장부터 눈길을 끌었다. 조리원 산모들과 원장에게 철없는 엄마 취급을 당하지만, 실제로 루다가 하는 말마다 틀린 말이 없다. 똑 부러진 철학을 가지고 있는 요즘 애들 마인드를 장착한 20대 어린 엄마이다. 속옷 쇼핑몰 '퍼플비'의 대표로 아기를 낳았어도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며 엄마의 행복론을 주장한다.
최혜숙 역(장혜진)
55세. 산후조리원 원장.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 출신답게 아기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는 아기박사다. 자지러지게 울던 아기도 뚝 그치게 하는 능력이 있다. 20년 전, 퇴직금에 대출을 더해 차린 산후조리원이 대박이 났고, 그 이후에 상류층을 상대로 하는 최고급 조리원인 '세레니티 조리원'을 오픈했다. 연예인, 사업가들이 찾는 대한민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유명한 조리원으로 키워내며, 엄청난 명성을 얻었다. 그런데 조리원 원장 생활 20년 만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엄마들이 나타나며 위기를 느꼈지만, 곧 자신의 손으로 탈바꿈시키려고 마음먹는다.
드라마 리뷰
티빙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은 드라마 배경이 산후조리원인만큼 주요 인물들이 모두 여성입니다. 처음으로 엄마가 되는 초보 엄마들부터 경력직 엄마들까지 다양한 엄마들이 모여 아이를 낳았다는 공통점 하나로 친해지는 곳이 바로 산후조리원이라고 합니다.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주위 사람들을 보면 산후조리원 동기들 모임이 생기고 쭉 이어질 정도로 그 끈끈함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드라마 <산후조리원> 역시 그런 모습들을 포함하여 산후조리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바로 쑥쑥이 엄마이야기입니다. 3번의 임신과 3번의 유산을 한 아픈 과거가 있는 쑥쑥이 엄마의 세 번째 아이의 태명이 딱풀이로 현진의 아이와 태명이 같아서 생긴 에피소드였습니다. 아이를 잃은 슬픔으로 점점 제정신이 아니게 된 쑥쑥이 엄마가 자신의 아이와 태명이 같은 딱풀이에게 집착하게 되고, 심지어 아이를 훔쳐(?) 가려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다행히 이는 제지되었고, 쑥쑥이 엄마도 이후 정신을 차리고 세 번째 아이를 제대로 보내주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기에, 이토록 아이를 원하는 엄마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사실 잘 공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이는 하늘에서 내려주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누구나 원한다고 원할 때에 아이가 생기는 것이 아니기에 진심으로 아이를 원했던 사람에게 세 번이나 아이를 잃는 일은 얼마나 슬프고 힘든 일일지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일인 것 같습니다.
드라마 <산후조리원>의 주요 이야기는 주인공 초보엄마 현진의 엄마로서의 성장입니다. 일에서는 누구보다 당당하고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이지만, 출산과 육아에 대해서는 사회초년생이나 마찬가지였던 현진이 산후조리원을 나갈 때쯤에는 어느 정도 아이를 케어할 수 있을 정도로 훌쩍 성장해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완벽해서 살짝 재수 없기까지 했던 사랑이 엄마 은정에게도 결핍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안타까움과 공감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배울게 많은 실수투성이 엄마지만,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든든한 조리원 동기들이 있기에 이런 현진과 은정을 포함하여 조리원 동기들은 조리원을 나가서 본격 육아를 시작하며 서로를 의지하고 위로해 주며 엄마로서 함께 성장해나가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드라마를 통해서 그 어떤 때보다 출산과 육아에 대해서 제대로 경험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어떤 과장도 미화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적인 모습들을 제대로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엄마라면 누구나 아이를 보고 바로 모성애를 느낀다는 편견과 클리셰를 파괴한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주위에서 엄마가 된 친구들에게도 종종 듣는 이야기인데요, 한국 드라마에서는 엄마라면 아이들을 위해 늘 희생하고 아이들을 끔찍이 사랑하는 모습만 보여주어서 오히려 모성애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이는 수준으로 만들곤 했기 때문에 이런 미화되지 않은 내용들이 더 드라마를 돋보이게 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