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세계 모든 드라마를 리뷰하는 '드리블(드라마를 리뷰하는 블로그)'의 운영자 듬칫듬칫입니다.
오늘은 넷플릭스 티빙 드라마 <서른, 아홉> 리뷰(결말 포함)를 해보려고 합니다.
JTBC 드라마 <서른, 아홉>은 마흔을 코 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사랑의 불시착> 이후로 손예진 배우가 또 오랜만에 주연을 맡아서 화제가 되었고, 당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로 인기를 누리던 전미도 배우가 손예진 배우의 친구로 출연하게 되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또, 전미도 배우가 맡은 역할인 정찬영은 시한부 판정을 받는 것으로 설정이 되면서 극의 전개가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넷플릭스 JTBC 드라마 <서른, 아홉>의 리류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드라마 기본정보
방송정보
장르 : 휴먼, 우정, 로맨스
편성 : JTBC, 2022년 2월 16일 ~ 2022년 3월 31일, [수, 목] 밤 10:30 방송, 총 12부작
출연 :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 연우진, 이무생, 이태환, 안소희 등
제작 : [연출] 김상호 [극본] 유영아 [제작] 롯데컬쳐웍스
스트리밍 : NETFLIX 넷플릭스 TVING 티빙
등장인물/인물관계도
차미조 역(손예진)
39세. 피부과 원장. 7살에 남부러울 것 없는 집안에 입양되어 사랑을 아주 듬뿍 받으며 자랐다. 고등학생 때, 친모를 찾아 나섰다가 위기에 빠진 순간 두 아이를 만나, 절친이 되었다. 바로 찬영과 주희다. 병원 개원하느라 받았던 대출을 다 갚은 날, 1년 동안 안식년을 가기로 마음먹고 계획한다. 팜스프링스로 가서 골프나 실컷 칠 생각이었다. 그런데, 하필 그때 미조의 앞에 나타난 한 남자, 선우. 어차피 떠날거니, 그냥 하루쯤은 마음 가는대로 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말도 안되는 일이 터졌다.
정찬영 역(전미도)
39세. 연기 선생님. 원래는 배우가 꿈이었다. 첫 촬영 날 사고가 나 꼬이기 시작하면서 배우로서는 잘 풀리지 않았다. 그 때 헤어진 진석은 유학을 떠났고 갔다 와서는 갑자기 결혼을 했다. 결혼 후에는 엔터테인먼트를 차려 찬영에게 소속 배우들의 연기 지도를 부탁했다. 거절하다가 이렇게라도 연기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 일을 맡기로 했다. 마흔을 앞두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려고 마음먹은 그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내가 시한부라니. 하지만, 이미 정해진 가는 길, 질질 짜지 않기로 했다.
장주희 역(김지현)
39세. 백화점 화장품 매장 매니저. 평생 소심하게 살아왔다. 고3 때, 엄마가 암에 걸려 간호하느라 바빠 대학을 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스물 중반에 취직을 하게 됐고, 39이 될 때까지 쭉 같은 일을 하며 지루하게 살고 있다. 그나마 단짝인 미조와 찬영이 없으면 일탈이라고는 없을 인생이다. 게다가 아직까지 한 번도 연애를 해보지 못했다. 어느 날, 동네에 자주 가던 호프집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퓨전 중국집이 들어섰다. 그런데, 그 가게 주인이자 셰프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어느 날, 찬영에게 슬픈 소식을 전해 듣는다. 미조와 찬영이 없는 인생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앞이 캄캄하다.
김선우 역(연우진)
39세. 피부과 의사. 부모님을 따라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의대에 진학을 했다. 미국의 대학병원에서 안정적으로 의사생활을 하다가 서른아홉이 되어 한국으로 돌아왔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갑자기 사라진 여동생 소원이를 찾으러. 소원이를 입양한 보육원에서 봉사하며, 미조를 처음 만났다. 그리고 인연이 되어 미조의 병원에서 함께 일하게 된다. 잠시 스쳐가는 인연인 줄 알았는데, 어느덧 미조에게 마음을 빼앗긴 선우는 그녀의 옆에 계속 있고 싶어 진다.
김진석 역(이무생)
42세. 챔프 엔터테인먼트 대표. 미조를 보러 잠깐 갔다가 찬영을 보게 됐고 첫눈에 반했다. 찬영과 결혼하고 싶었지만, 집안의 반대가 심했다. 찬영의 배우로서의 앞길을 막을 수 없어 이별 후 유학을 떠났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미친 듯이 놀다가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역시나 찬영이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다시 한국에 찬영을 찾으러 돌아오지만, 갑자기 진석의 앞에 한 여자가 나타난다. 바로 강선주였다. 하룻밤의 일로 아이가 생겼고, 그렇게 결혼하게 되었다. 책임을 지기 위해 결혼은 했지만, 진석의 마음 한 구석에는 여전히 찬영이 남아있다.
박현준 역(이태환)
35세. 차이나타운 사장 겸 셰프. 잘 다니던 호텔 셰프 자리를 박차고 나와 자신 만의 요리를 하고 싶어 작은 중식당을 열였다. 바쁘게 일에 집중하다 보니 여자친구와 데이트하기가 쉽지 않아 졌다. 또, 여자친구는 호텔 수석 셰프를 고사하고 나와 중식당을 하는 현준이 못마땅해한다. 이런 일로 자주 싸우며 여자친구와는 점점 멀어지는데, 가게 단골이 된 주희와는 가끔 술 한잔 하며 점점 친해지게 된다.
김소원 역(안소희)
29세. 선우의 동생.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한 피아니스트. 너무너무 사랑했던 엄마가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시고, 그 상실감과 불안감으로 방황을 하게 된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오빠가 나를 위해 한국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오빠 옆에는 차미조라는 여자가 있다. 이상하게 현실적인 그녀의 말들이 차갑지만 따뜻하다. 덕분에 점점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게 된다.
차미현 역(강말금)
44세. 미조의 언니이자, 미조가 운영하는 피부과 실장. 엄마 아빠를 따라간 보육원에서 다섯 살 미조를 만났고, 이상하게 자꾸만 눈에 밟혔다. 귀엽고 예쁘게 생겼지만, 말이 없던 아이. 미현의 눈에 유난히 외로워 보이던 미조를 더 이상 보육원에 두고 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모님께 말씀드려 미조를 가족으로 맞이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미조의 절대적인 편이 되어주는 미현이다.
드라마 리뷰
드라마 <서른, 아홉>은 30대 여자들의 삶을 조명한 여러 드라마들 중에 하나이지만, 그보다는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라고 하는 나이 40을 앞두고 벌어지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해 얻게 되는 깨달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족, 사랑, 죽음 등 인생에서 중요한 주제들에 대해 깊게 다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드라마였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가족은 혈연으로 맺게 되는 관계지만, 드라마 <서른, 아홉>을 통해서 꼭 혈연이 아니더라도 얼마나 끈끈한 가족이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미조가 입양된 가족은 누구보다 미조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어, 미조가 잘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물론, 미조에게는 자신의 뿌리를 찾고 싶은 근본적인 궁금증이 있었고, 미조의 가족은 이조차도 진심으로 이해하고 지지해 줍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많은 뉴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친부모가 자신이 낳은 아이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은 물론 살해까지 저지르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면 꼭 가족이라는 것이 혈연관계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족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진지한 마음가짐이 아닐까 합니다. 부부 역시도 따지고 보면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이 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기에 혈연관계가 아닌 가족의 대표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만들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관계도 바로 부부입니다. 결혼을 하는 순간, 한 가족으로 맺어지기 때문입니다. 또, 반대로는 결혼을 통해 한 가족이 되지만,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예시를 들자면, 바로 진석의 부부가 그런 가족입니다. 책임감으로 결혼을 했지만, 법으로만 묶여 있는 가족이나 마찬가지이죠. 아이가 있어서 아이를 위해 억지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아이마저도 진석의 친자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고, 결국 진석은 이혼을 하게 됩니다. 여러모로 가족이란 무언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들었던 드라마였습니다.
사랑은 꼭 이 드라마 <서른, 아홉>이 아니라도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이 드라마에서 말하는 사랑은 조금 다른 모양인 것 같습니다. 특히 연인 간의 사랑보다는 친구들 간의 우정과 사랑에 대해 조명하고 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우정을 넘어 사랑이 있다면, 과연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런 끈끈한 우정을 담은 드라마들을 볼 때마다, '아, 나에게도 이런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또, 지금 제 옆에 있는 친구들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사건인 '찬영의 시한부 인생'을 통해 죽음에 대해서도 다시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새로운 인생 시작이라고 생각한 순간, 곧 인생의 끝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기분일까요? 때로는 죽음의 순간이 언제인지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만약 그 순간이 너무 이르다면 솔직히 좌절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실제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저 또한 찬영처럼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 죽어도 살아온 인생을 후회하지 않으려면, 매 순간을 즐겁게 행복하게 지내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겠죠? 찬영이 죽기 전, 찬영의 친한 친구와 지인들을 모두 불러 모아, 브런치 파티를 열어 인사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이 장면은 정말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만약 나에게도 똑같은 일이 생긴다면 이렇게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살면서 해 볼 수 있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시한부 인생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니까요. 죽음을 앞두고, 미리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고마웠다고 진심으로 얼굴 보고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얼마나 행복한 인생일까라는 싶습니다.
여러모로 인생의 주요한 꼭지들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드라마 <서른, 아홉>이었습니다. 친구들의 발랄한 우정 스토리를 기대하신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의 진한 우정과 사랑, 그리고 깊은 인생 스토리를 기대한다면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추천하며 리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