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세계 모든 드라마를 리뷰하는 '드리블(드라마를 리뷰하는 블로그)'의 운영자 듬칫듬칫입니다.
오늘은 넷플릭스 MBC 드라마_ 정해인, 한지민 주연 <봄밤> 리뷰(결말포함)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 중에 하나라 벌써 N번째 정주행을 마친 드라마인데요, 우선 주연 배우들의 비주얼이 워낙 훌륭하고, 두 배우의 케미가 워낙 좋아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너무 예쁜 커플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눈이 즐거웠던 작품입니다. 또, 이 드라마에서 매력있는 조연배우들도 많이 알게 되어서 더 애정하는 작품입니다. 내용은 조금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현실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라 공감이 가면서도 현실에서는 하기 힘든 선택을 하는 주인공들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봄밤>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OST입니다. 감성적인 드라마와 너무 잘 어울리는 곡들이 장면 중간중간에 플레이되면서, 한층 더 몰입해서 작품을 즐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연출을 맡은 안판석 감독은 전작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도 OST를 잘 활용했었는데요, 두 작품에서 모두 Rachael Yamagata의 음악들로 특유의 감성적이고 애틋한 멜로, 로맨스 드라마의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도 정해인 배우는 남자주인공을 맡으면서, 대중들에게도 제대로 얼굴 도장을 찍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었는데요, <봄밤>을 통해 더욱 확실하게 멜로, 로맨스의 남자주인공으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드라마 <봄밤>의 리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드라마 기본정보
방송정보
장르 : 멜로, 로맨스, 드라마
편성 : MBC/NETFLIX, 2019년 5월 22일 ~ 2019년 7월 11일, [수, 목] 밤 8:55 방송, 총 32부작
출연 : 한지민, 정해인, 김준한, 임성언, 주민경, 송승환, 길해연, 이무생, 이상희, 오만석, 김정영, 서정연 등
제작 : [연출] 안판석 [극본] 김은 [제작] JS픽쳐스
스트리밍 : NETFLIX 넷플릭스 WAVVE 웨이브
등장인물/인물관계도
이정인 역(한지민)
35세. 도서관 사서. 세 자매 중에 둘째. 자매들 간의 애정이 두텁다. 한 살 차이인 언니와는 말하지 않아도 통할 정도로 친한 사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을 인생에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오랜 연인인 기석과 결혼 이야기가 오가기 시작하자, 이 관계에 대해 다시 깊게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이 사람을 선택한다면 후회하지 않을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려 한다.
유지호 역(정해인)
35세. 약사. 부모 속 한 번 썩인 적 없는 모범생이었는데, 대학 때 만난 여자 친구와의 문제로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 자책과 상실감으로 살아오던 중, 우연히 정인을 만나면서 잊고 살던 감정들이 되살아났다. 모르는 척 하려고 애쓰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권기석 역(김준한)
38세. 은행 본사 심사팀 과장. 정인의 오래된 연인.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아쉬울 것 없이 자랐다. 자신감과 자만 사이에 걸쳐 있지만, 자신의 배경으로 힘자랑하는 유치한 사람은 아니다. 똑똑한 머리와 승부욕으로 직장에서의 입지도 잘 다져둔 편이다. 오래 만난 정인과 결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하지만, 정인과의 관계에 슬슬 금이 가고 있는 것을 느낀다.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 극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정인에게 이별 통보를 당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프로포즈까지 해버렸다.
이태학 역(송승환)
정인의 아버지. 고등학교 교장. 밖에선 세상 겸손한 척 하지만, 집에서는 안하무인이다. 욕심이 많아 자신들의 결혼으로 덕을 보려고 한다. 속물 근성이 있다.
신형선 역(길해연)
정인의 어머니. 외유내강형 인물. 낭만적인 사랑을 꿈꿧지만, 부모님의 뜻을 거역하지 못해 지금의 남편과 교사라는 직업 하나만 보고 결혼했다. 그래서 딸들은 진짜 사랑을 찾아 행복하게 살길 원하며, 딸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지지한다.
이서인 역(임성언)
정인의 언니. 방송국 아나운서.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고 동생들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첫째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결혼 만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선택이어야 했음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겉으로는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치과 의사인 남편과 살고 있지만, 알고 보면 몸과 마음에 멍투성이다.
이재인 역(주민경)
정인의 동생.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즉흥적이고 대범하다. 프랑스로 유학을 갔던 대학원생인데, 어느 날 아무 연락도 없이 갑자기 정인의 집앞으로 찾아온다. 언니들을 방패 삼아 아버지의 간섭을 가장 적게 받고 있지만, 누구보다 저항심이 강하다. 큰 언니, 작은 언니의 삶을 보며 자신만의 다른 길을 가고자 마음 먹는다.
남시훈 역(이무생)
서인의 남편이자, 정인의 형부. 치과 병원장이다. 교만하고 비열하다. 의사 집안에서 자랐지만, 자신이 가장 쳐지는 것에 늘 전전긍긍한다. 아내인 서인에게 자격지심이 있어 분노가 쌓여 있으며, 이를 폭력으로 표출해왔다.
유남수 역(오만석)
지호의 아버지. 세탁소를 운영중이다. 근면 성실의 표본. 말수 적고, 차분한 성격이다. 자신이 부족해 하나 뿐인 아들을 고생시키는 것 같아 속이 상한다.
고숙희 역(김정영)
지호의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세탁소를 운영 중이다. 배움은 적어도 현명하다. 평소 온순한 성격이지만, 냉철해야 할 순간엔 사리 분별이 정확하다. 지호가 방황할 때 모질게 다그쳐 정신을 차리게 만들었다.
유은우 역(하이안)
지호의 아들. 아빠처럼 세심하고 다정한 성격.
왕혜정 역(서정연)
지호가 다니는 약국의 대표약사이자 지호의 선배. 시원시원하고 배려심이 많은 편. 지호의 사정을 잘 알아서 누구보다 지호를 친누나처럼 챙기며 마음을 써준다.
박영재 역(이창훈)
지호의 친구이자 공시생. 온순한 성격. 평소에는 속을 잘 보이지 않지만, 옳고 그름에는 주장이 명확한 편이다. 우연히 알게 된 정인의 동생 재인과 죽이 잘 맞아 함께 다니며 친구가 된다.
권영국 역(김창완)
기석의 아버지. 학교 재단 이사장으로 정인의 아버지에게는 직장 상사다. 자식도 믿지 않는 철학으로 사업을 꾸려왔다. 기석과 정인의 관계를 알고 있지만, 적당히 만나다 헤어질 사이라고 생각해서 그냥 두고 있다. 기석이 정인과 결혼을 하겠다고 나서자, 정인을 불러 단도리 시키려고 하지만, 오히려 정인의 당당함과 똑부러짐에 정인을 다시 보게 된다.
드라마 리뷰
드라마 <봄밤>은 MBC에서는 총 32부작으로 편성이 되었지만, 사실상 16부작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실제로 넷플릭스에서는 16부작으로 회차가 나눠져 있습니다. 2019년 작품으로 약 4년 전 작품이라, 최신 드라마 트렌드와 비교하면 러닝타임이 꽤 긴편입니다. 아무래도 16부작의 꽤 긴 작품이기에 등장인물도 적지 않은 편입니다. 주요 인물은 주인공인 정인, 지호, 기석 이렇게 세 사람이지만, 세 사람의 관계에 영향을 끼치는 가족과 지인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봄밤>은 멜로, 로맨스 장르로 드라마의 서사 구조 자체는 단순한 편입니다. 다만, 몇몇 설정이 주인공들에게 시련과 갈등을 더해주어 드라마에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우선 여자 주인공은 정인은 이 드라마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자신의 진짜로 원하는 사랑을 얻기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인물입니다. 누구보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알고 있으며, 또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본인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죠. 그래서 오래 만나온 남자친구가 있지만, 결혼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오래 만났으니, 이제 결혼할 때 됐지.'라는 말은 정인에게 통하지 않습니다. 정인이 기석과 오래 만나왔고, 기석의 아버지가 정인의 존재를 알고 있음에도 단 한번도 궁금해한 적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남자친구인 기석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정인과의 관계를 당연시 여기며, 가끔 갖는 잠자리의 상대 정도로 행동합니다. 말은 아니라고 하지만, 기석은 정인을 집에 바래다주며 집에 들렀다 가겠다고 말했다가, 집에 정인의 동생 재인이 있다고 말하자 금세 그냥 가겠다고 태도를 바꾸는 것만 봐도 속을 뻔히 알 수 있죠.
이런 정인에게 뜻밖의 장소에서 만난 사람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친구와 실컷 술을 마신 뒤, 늦잠을 자고 뛰쳐나가던 중에 들렀던 약국에서 만난 약사 지호. 하필 지갑을 두고 나와 외상을 하게 된 정인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지호 역시 정인이 자꾸만 생각납니다. 이렇게 둘의 인연은 시작되었고, 이후로 자꾸만 마주치게 되는 두 사람. 마치 정해진 인연인 것처럼 둘은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을 느낍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논란이 있었습니다. 정인이 바로 바람을 피웠다는 것인데요. 남자친구와 공식적으로 이별하기 전부터 감정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줬기 때문에 정인과 지호는 마냥 응원받을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었죠.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부분은 오히려 굉장히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승이별, 사실 굉장히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 아닐까요? 직접 겪거나 혹은 주위에서 친구나 지인들 중 누구라도 한번쯤은 겪어본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정인과 기석의 관계가 단단했다면, 정인은 지호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미 헤어짐을 향해 가던 관계였기에, 마음이 움직였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정인이 박수칠정도로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납득이 갈만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아무튼 어렵사리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정인과 지호는 또 다른 벽에 부딪힙니다. 바로, 지호에게 어린 아들이 있습니다. 대학생 때 만나던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인데, 아이만 남겨두고 엄마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 이후로 지호는 홀로 아들을 키우며 스스로를 자책하며 살아왔습니다. 아들이 있기에 또 아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기에 여자를 만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는 지호였습니다. 정인 역시 지호에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아니었습니다. 어려웠지만, 정인은 조금씩 친해지는 것부터 시작했고, 스스로 지호 아들인 은우에게 엄마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지호에게 먼저 결혼 이야기를 꺼내게 됩니다. 얼떨떨했지만,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어떤 모습과 조건에도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모습에 행복하면서도 마냥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이제 자신과 은우의 존재를 정인의 가족에게도 알려야 하는 시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산은 사실 정인의 아버지였습니다. 정인이 이사장의 아들인 기석과 오랫동안 만나온 것을 알았기에 기석과 결혼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죠. 또, 자신들의 결혼을 통해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사람이었기에 자식들이 진짜로 행복한지는 관심이 없었고,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별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조건만 따지기 바빴죠. 그래서 정인은 자신의 뜻을 온전히 이해하고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기 시작합니다. 정인과 함께 지내고 있던 재인은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고, 정인은 언니인 서인에게 먼저 털어 놓습니다. 서인은 정인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에 정인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그 다음으로 정인은 엄마에게도 사실을 털어 놓습니다. 엄마 역시도 정인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본인이 진짜 원하는 것은 어떻게든 해내는 정인의 성격을 잘 알기에 더더욱 마음이 어려웠죠. 하지만, 첫째인 서인의 불행한 결혼 생활을 알게 되고, 정인의 결혼만큼은 더더욱 원하는대로 할 수 있도록 지지해줍니다.
정인과 지호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동안,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이 또 한 명 있었습니다. 바로 기석입니다. 기석은 어째서 정인이 자신보다 못난 지호를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저 동정이라며, 순간일뿐이라며 정인을 달래고 설득하고 화도 내보고 온갖 시도로 정인의 마음을 돌려보려 노력하지만, 이미 때는 지나버렸죠. 정인의 마음을 돌이키기에는 늦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존심에 포기 못하던 기석은 급기야 술에 잔뜩 취해 자신의 아버지에게 술주정을 부리기도 합니다. 못난 아들의 모습에 이사장은 정인을 직접 만나보기로 했고, 실제로 만나본 후 정인을 맘에 들어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정인은 기석과 헤어지겠다는 말을 했고, 워낙 똑부러진 사람이기에 이사장은 그저 아쉬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많은 산을 넘고 넘어 정인과 지호는 함께 하게 됩니다. 서로의 가족에게 두 사람이 함께인 모습을 보여주며 행복하게 드라마는 마무리 됩니다. 그리고 이 둘을 지독하게 괴롭히던 기석은 처량하게 술을 마시는 모습으로 끝이 납니다.
어쩌면 너무 뻔한 결말일수도 있지만, 결말이 아닌 과정을 두고 봤을 때는 조금 색다른 멜로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남자 주인공보다는 여자 주인공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행동해왔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남자주인공에게는 미혼부라는 약점을 주면서 여자 주인공이 원하는 사랑을 쟁취하는 모습을 더욱 강조해서 보여준 것이 아닐까 합니다. 또,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한들, 다른 사람이 낳은 아이를 함께 키워야 한다면, 정말 결정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결혼과 육아는 현실이기 때문이죠. 진짜 사랑해서 결혼하고 함께 아이를 낳아서 키워도 힘들고 괴로운데, 그런 어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만날 사람은 정해져 있는가 봅니다. 드라마 자체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었지만, 어디선가 살고 있을 정인과 지호 그리고 은우가 지금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