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세계 모든 드라마를 리뷰하는 블로그, 드리블의 운영자 듬칫듬칫입니다.
오늘은 송혜교, 현빈 주연의 넷플릭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리뷰(결말포함, 스포 있음)를 해보려고 합니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은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자, 지금은 탑스타인 송혜교와 현빈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작품입니다. 또, 많은 마니아층을 만들어낸 드라마로도 유명하고, 저도 생각날 때마다 종종 한 번씩 정주행 할 정도로 좋아하는 드라마입니다. 무려 15년이나 된 2008년 작품이라 지금으로서는 조금 유치하다고 느껴지는 장면이나 대사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주연 캐릭터의 매력과 말맛이 느껴지는 대사들 덕분에 자꾸 생각이 나는 작품이랍니다. 주 배경은 방송국으로 그중에서도 드라마국 사람들의 삶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입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뚜렷한 악역이 없는 착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다고도 합니다. 주로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 휴머니즘과 훈훈한 로맨스를 다루는데, <그들이 사는 세상>이 바로 작가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드라마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시청률 면에서는 많이 아쉬웠지만, 마니아층이 두터운 만큼 입소문으로 계속해서 사랑받는 작품입니다.

드라마 기본정보
방송정보
장르 : 드라마, 방송국
편성 : KBS, 2008년 10월 27일 ~ 2008년 12월 16일, [월, 화] 밤 21:55~23:05 방송, 총 16부작
출연 : 송혜교, 현빈, 배종옥, 엄기준, 김갑수, 김창완, 최다니엘, 윤여정, 서효림, 김여진 등
제작 : [연출] 표민수, 김규태 [극본] 노희경 [제작] YEG
스트리밍 : NETFLIX 넷플릭스, wavve 웨이브
등장인물
주준영 역(송혜교)
<그들이 사는 세상>의 여주인공. 드라마 PD. 이제 막 방송가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신입 감독. 자기주장이 굉장히 강한 편이다. 투정도 부리고 서투르지만 일에도 사랑에도 항상 열정적이다. 당차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유자.
정지오 역(현빈)
<그들이 사는 세상>의 남주인공. 드라마국 PD. 정의롭고 인간미 넘치는 따뜻한 성격. 드라마에 열정적이다. 후배들에겐 늘 선망의 대상이다. 연출한 작품들이 시청률이나 작품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손규호 역(엄기준)
드라마 PD. 드라마의 시청률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기적인 인물. 방송 3사에서 가장 잘 나가는 PD이다. 아버지는 국회의원으로 유력 대선주자이고, 그에 비해 동생은 조직폭력배의 행동대장으로 늘 문제를 일으킨다. 아버지를 위해 동생을 단속하기도 한다. 까칠하고 싹수없기로 유명하지만, 실력만큼은 모두에게 인정받을 만큼 뛰어나다. 순수하고 해맑은 신인 배우, 해진과 얽히면서 조금씩 변화한다.
윤영 역(배종옥)
드라마 속 탑배우. 감독, 스텝, 후배들 사이에서는 마귀할멈이라고 불린다. 젊었을 때도 톱 여배우였으나, 몇 번의 화려한 이혼경력으로 잠시 주춤하다가 이제 다시 제2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연기뿐만 아니라 드라마 기획 및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민철 역(김갑수)
드라마국 국장. 젊어서는 시청률도 좋고 작품성 좋은 작품을 만들기도 했었다. 데스크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승승가도를 달리며 방송국 내 역대 최고의 국장으로 불리고 있다. 윤영과는 특별한 관계다.
박현섭 역(김창완)
드라마국 CP. 인정미 넘치고 이해심이 많은 편. 농담을 좋아해서 모두를 편한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는 덕분에 후배들에게 인기가 좋다.
양수경 역(최다니엘)
드라마 조감독. 조연출 2년 차. 미친 양언니란 별명이 있을 만큼 성격이 급하고 단순한 데다 다혈질이다. 준영과는 동갑이지만, 준영은 감독이고 본인은 조감독이라 약간의 자격지심도 있다. 준영에게는 이성적으로 접근하다 호되게 까이고, 정신을 차린다.
오민숙 역(윤여정)
배우. 어려서부터 연기를 시작한 아역 출신 배우이다. 주로 조연급으로만 활동해 왔지만, 나이가 든 후에도 모던한 연기력으로 인정받는다.
장해진 역(서효림)
신인 배우. 순수하고 해맑은 성격의 소유자. 규호를 변화시킨 장본인. 규호에게 매번 연기로 혼나지만, 꿋꿋하게 견뎌낸다.
이서우 역(김여진)
드라마 작가. 연애도 하지 않는 워커홀릭. 매사 꼼꼼하고 대본 또한 밀리지 않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잘난 척하는 성격과 거침없는 말투를 가진 독특한 성격으로도 유명하다.
드라마 리뷰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인 KBS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은 방영 당시에 막강했던 공중파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워낙 채널이 다양해졌고, 오히려 공중파는 힘을 못 쓰는 상황이라, 지금의 상황을 고려하면서 드라마를 본다면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방송가의 사정도 아주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시대적인 배경이 아주 강력하게 들어간 부분에서는 이후 주요한 참고 자료로 쓰일 수도 있을 것 같은 작품입니다. 심지어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지문에 실리기도 했으니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거슬렸던 점이 있는데요. 바로 성차별적인 발언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15년 전이라, 성인지 감수성이 지금보다 떨어지는 시대이기도 하고, 방송가라는 배경 특성상 더욱 차별이 일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너무 충격적이라 잊히지 않는 장면과 대사는 준영(송혜교)과 함께 일하는 여자 조감독이 해외촬영에서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 기저귀를 차고 일해야 한다고 말했던 부분입니다. 보이시한 말투와 성격, 그리고 옷차림이 특징이라 김 군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였는데요, 기본적인 생리현상도 마음대로 할 수 없을 정도라니 근무환경이 정말 열악했던 것 같습니다. 또, 준영이 자신의 뜻대로 촬영이 되지 않아 화를 내는 장면들에서도 여자라 징징댄다는 식으로 평가받아 참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이 좋았던 이유는 대사들 때문이었는데요. 티키타카가 잘되는 준영과 지오의 통통 튀는 대사들로 지루할 틈이 없었던 드라마입니다. 물론, 비주얼의 케미 또한 한몫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큰 키의 지오가 아담한 준영을 인형처럼 번쩍 들어 올려 안는 장면, 지오가 준영을 업고 청소기를 돌리는 장면, 둘이 집에서 같이 휴가를 보내면서 방에서 뒹굴거리며 만화책을 보는 장면 등 연애를 하고 싶게 만드는 달달한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함께 일을 하며 미운 정 고운 정이 들다가 이성으로서의 감정을 느껴 결국 연애를 하게 되는 것은 굉장히 현실적인 부분이라 공감이 갔었는데요, 아마 사내연애를 해본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다들 고개를 끄덕일 것 같네요. 또, 커리어적으로는 지오가 훨씬 더 앞서나가고 있었지만, 연애를 시작하면서 지오는 준영의 배경과 자신의 배경을 비교하며 열등감을 느끼기도 했는데요, 이 또한 굉장히 현실 반영이 잘 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참 많습니다.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드라마 제작팀 사람들이 다 같이 미친 사람들처럼 술에 취해 만화영화 ‘날아라 슈퍼보드’의 노래를 부르며 도로를 뛰어다니던 장면, 드라마 촬영 중 주준영이 맘에 들지 않아 덥고 힘든 날씨에 계속해서 촬영을 반복하여 결국 촬영감독이 화가 났던 장면, 정지오가 시골집에 내려가 엄마와 함께 버스를 타고 가던 장면, 준영의 엄마가 준영 집에서 사람들을 불러 노름을 하다가 당황하는 장면, 준영이 남자친구와 결국 서로의 바쁜 일들로 헤어지게 되는 장면 등 정말 여러 가지 장면들이 생각납니다. 대부분의 장면들이 굉장히 리얼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아마도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을 것만 같은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제목은 <그들이 사는 세상>이지만, 사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현실 어디에선가 살아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드라마의 결말을 해피엔딩이었습니다. 이별과 연애를 반복하던 정지오와 주준영은 서로가 가장 숨기고 싶었던 부분까지 알게 되었고, 그럼에도 서로를 놓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다시 만남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둘이 함께 찍은 드라마다 대박이 나면서 끝이 납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또 다른 하나는 바로 드라마 OST인데요, 성시경의 <연연>, 애즈원의 <Lalala…Long Song> 등 좋은 음악들 덕분에도 드라마에 더 몰입에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기억에 남는 명대사도 많았지만,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명사를 끝으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아름다운 드라마를 만든다고 해도,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만큼 아름다운 것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