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세계 모든 드라마를 리뷰하는 '드리블(드라마를 리뷰하는 블로그)'의 운영자 듬칫듬칫입니다.
오늘은 티빙 tvN 오프닝 2023 단막극 드라마 <2시 15분> 리뷰(결말포함)를 해보려고 합니다.
신인 작가 프로젝트 오프닝의 여섯 번째 작품인 <2시 15분>은 열 살 아이가 집안에 갇혀 있는 여섯 살 아이를 발견하면서 조금씩 집 밖으로 나오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모두 어린이들이라,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이렇게 리뷰를 쓰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주인공이라 더 큰 울림을 주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드라마 <2시 15분>의 리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드라마 기본정보
방송정보
장르 : 휴먼
편성 : TVING 2023년 7월 13일 공개, tvN 2023년 8월 20일, 일, 오후 10:40 방송예정
출연 : 박소이, 기소유 등
제작 : [연출] 정세령 [극본] 박연옥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스튜디오커밍순
스트리밍 : TVING 티빙
등장인물
임현수 역(박소이)
10살. 엄마의 손길이 필요할 나이지만, 싱글맘이자 워킹맘인 엄마와 단 둘이 살며, 일로 바쁜 엄마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늘 엄마의 정이 고프지만, 바쁜 엄마를 이해하며 투정 없는 착하고 속이 깊은 아이이다. 엄마한테 '고생했어요'라는 말을 하며, 엄마가 올 시간에 맞춰 밥상을 준비하는, 오히려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딸이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우연히 들른 동네에서 홀로 피어있는 노란 민들레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다가 외로워 보이는 여자아이를 발견한다.
조민하 역(기소유)
6살. 왜소한 몸집에 포도알처럼 까맣고 동그란 눈이 예쁜 아이. 폭력적인 아빠와 삶의 의욕을 잃은 엄마와 살고 있다. 제대로 된 교육과 보호를 받지 못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엄마가 가져다주는 폐기 음식들을 받아먹는다. 유치원도 다니지 못하고 집에서 거의 갇혀 지내다시피 한다. 말이 서툴고, 글을 쓸 줄 모른다. 그렇게 부모들의 눈치를 보며 외롭게 지내던 어느 날, 한 언니가 찾아와서 자꾸 동화책을 읽어주기 시작한다.
임혜미 역(송지인)
현수의 엄마. 웹 디자이너. 현수가 돌이 지났을 때 남편과 이혼했다. 현수와 시간을 제대로 보내주지 못해 늘 마음에 걸리지만, 항상 일과 커리어가 먼저다. 싱글맘의 아이라는 것이 티 나지 않도록 현수의 옷차림에 신경 쓰며, 교육도 아끼지 않는다.
조완기 역(이규현)
민하 아빠. 매일 집에서 게임만 하는 백수. 다혈질에 욱하는 성격으로 화가 나면 뭐든 때려 부수고 던진다. 어린 나이에 민하를 낳아서, 가장으로서의 책임도 아빠의 역할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아내와 딸 민하를 불행하게 하면서도, 이들이 자신을 떠날까 봐 늘 불안해한다.
이채윤 역(강채영)
민하 엄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민하를 낳았지만, 처음에는 잘 키우려고 해 봤다. 그러나 결혼 후 돌변한 남편에게 지쳐 점점 희망을 놓게 되었다. 민하를 아끼지만, 제대로 사랑할 힘이 없어 방치하는 무기력한 엄마가 되었다.
줄거리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현수는 우연히 들른 낯선 동네에서 민들레 하나를 발견한다. 민들레 사진을 찍으러 다가간 집에서 큰소리가 났고, 창문을 통해 들여다보니 자신보다 어린 여자 아이가 외롭게 앉아 있었다. 왠지 모르게 자꾸만 생각나던 그 아이. 매일 2시 15분, 학교에 끝나고 그 집에 들러 아이에게 말을 시키고 동화책을 읽어주며 친해졌다. 처음에는 창문을 가운데 두고 책을 읽어주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현수가 민하의 집 현관으로 들어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민하가 집 밖으로 나와 동네를 돌아다니며 놀다가 빈 어린이집을 찾아 아지트를 삼기도 했다. 그리고 놀이터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다는 민하에게 놀이터를 보여주고 경험하게 해 주기 위해 세 밤 자고 놀이터를 가자고 약속을 하는 현수. 약속한 날이 되자, 민하는 처음으로 옷장에서 새로운 옷을 꺼내 갈아입고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현수와 민하는 하루 종일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현수는 민하를 집으로 데리고 가 직접 목욕도 시켜주고, 자신의 옷을 입혀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둘을 찾아 민하의 아빠가 경찰을 대동하여 집으로 들이닥친다. 깜짝 놀란 민하는 어느새 옷장으로 숨어들었다가, 정신을 잃었다. 이를 발견한 민하 아빠는 민하를 들쳐 안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이때다 싶었던 민하 아빠는 민하가 정신을 잃었던 것을 빌미로 현수와 현수엄마를 협박한다. 민하에게 언니가 집으로 억지로 데려가 옷장에 가뒀다고 말하도록 시켰고, 민하는 눈물만 흘렸다. 이 상황을 목격한 현수는 힘들어하는 민하를 위해 모든 것은 다 자기 잘못이라고 말한다. 결국 민하 아빠는 현수 엄마로부터 돈을 받아내고, 현수 엄마는 늘 혼자 있던 현수가 안쓰러워 캐나다에 있는 언니네 집으로 보내려던 참이라 현수에게 그동안의 일은 잊으라고 말한다. 현수 역시 민하를 위한 길은 자신이 더 이상 민하에게 다가가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여, 둘만의 아지트였던 곳에 민하를 위한 선물을 남기고 떠난다. 선물을 발견한 민하는 언니가 해줬던 민들레 홀씨 이야기를 떠올리며, 용기를 내어 집을 떠난다. 그리고 2년 뒤, 민하는 부모들의 곁을 떠나 안정적인 곳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으며, 이제는 자신보다 어린 동생에게 동화책을 읽어줄 정도로 많이 변화해 있었다. 또, 캐나다로 떠난 현수의 사진을 액자에 넣어두고 있는 것으로 보아 둘이 계속해서 연락하고 지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드라마 리뷰
<2시 15분>은 최근 본 단편 드라마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입니다. 몇몇 후기에서는 드라마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들도 있었는데요, 저도 아마 드라마를 출퇴근길에 보지 않았다면 그러지 않았을까 싶네요. 우선 제목이 도대체 왜 2시 15분일까 했었는데, 그 시간이 주인공들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인지를 알게 되면서 제목으로 선정된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평생 외롭게 살아온 둘이 하루 중 유일하게 기대하는 시간이기 때문이죠. 현수는 겉모습만으로는 외로움을 알기 힘들지만, 사실은 민하 못지않게 누구보다 외로웠을 아이입니다. 워킹맘인 엄마와 단둘이 살면서, 엄마는 늘 일 때문에 바빠 같이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어 하루의 대부분을 혼자 보내는 외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자신과 처지가 비슷해 보이는 민하에게 더욱 마음이 가지 않았을까요? 게다가 본인보다 더 어린아이였기에 자신의 손길이 필요한 동생을 챙기면서 외로움을 잊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평소에도 엄마 대신 저녁 식탁을 준비하고, 일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를 위로하는 것을 보아 누군가를 챙기는 일에 오히려 익숙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현수에게 민하와 함께 하는 시간은 스스로에게도 '나다울 수 있는 시간'이라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함께 동화책을 읽고, 한글 공부를 하고, 놀이터에 가서 뛰어노는 시간. 이게 바로 열 살 다운, 또 여섯 살 다운 시간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처음 민하가 등장했을 때, 잘 먹지도 씻지도 못해서 꼬질꼬질했지만, 그럼에도 귀여움은 숨겨지지 않더라고요.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인데, 부모에게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집에만 갇혀 있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실제로도 이런 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사실 그런 민하에게 섣불리 다가가기는 쉽지 않은데요, 현수는 같은 어린아이의 눈으로 그리고 편견이 없기에 더 따뜻하게 다가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 현수의 진심 어린 마음을 민하도 느꼈기에 점차 현수에게 마음을 열었을 것입니다. 집에 갇혀 살다 보니 제대로 보고 배우고 경험한 것이 없어서 점점 재미없는 삶에 익숙해지려던 때에 마침 현수가 나타나줬고, 덕분에 세상으로 한 발자국씩 나아가며 민하는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집 안에서 창문밖을 바라만 보다가, 집 앞으로 나오게 되고, 멀리 놀이터까지 나가보고, 현수를 따라 다른 사람의 집에도 가보면서 점차 세상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스스로 집 밖을 뛰쳐나와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면서 제대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아주 작고 어린아이지만, 삶에 대한 의지는 전혀 작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잘 살아보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고, 행동하여 앞으로 나아갑니다. 다행히 마지막에는 민하가 이제는 말도 잘하고, 자신보다 어린 동생에게 책을 읽어줄 정도로 성장해 있는 밝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1회짜리 짧은 드라마였지만, 이 드라마의 울림은 아주 오래오래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린아이들도 어리지만, 존중받아야 하고 사랑받아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작품이었습니다. 또, 어린이들의 우정이 얼마나 뜨겁고 깊은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이 상처받지 않고, 보호받으며 잘 자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주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주 주말에 방송 예정인 드라마로,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챙겨보시기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