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세계 모든 드라마를 리뷰하는 '드리블(드라마를 리뷰하는 블로그)'의 운영자 듬칫듬칫입니다.
오늘은 30대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특정한 작품보다는 삼 심대 여자들이 주인공인 드라마들을 보면서 느꼈던 점들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요즘 여자들이 주인공인 드라마들이 많아졌습니다. 최근 3-4년 사이에 훨씬 많아졌는데, 특히 30대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제가 30대라 그런지 30대들의 이야기가 더욱 반가운 마음입니다. 주인공들이 겪는 일, 그리고 그들의 고민들 모두 다 내 이야기 같다 보니 공감돼서 수도 없이 돌려봤던 것 같습니다. 특히, 수많은 덕후를 만들어낸 <멜로가 체질>은 말할 것도 없고, <아직 낫서른>과 <술꾼도시여자들>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인 중국 드라마 <겨우, 서른>과 <이지파 생활>까지, 삼십 대 여자들이 겪는 일, 사랑, 인간관계에 대한 콘텐츠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찾아봤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삼십 대 여자들의 이야기가 많아진다는 것은, 실제로도 삼십대 여자들이 현실 사회에서도 중요해진다는 의미일까요?
사람들은 나이의 앞자리가 바뀔 때마다 더 특별히 기념하곤 합니다. 옛날에는 나이 서른이 되는 일이 엄청나게 큰일처럼 여겨졌다고 합니다. 특히나 여자들에게는 더더욱 '여자 나이 서른'이라고 하면, 하는 마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생물학적 특성상 상대적으로 남자보다 여자에게는 출산에 적합한 시기가 있다 보니 더 나이대에 얽매여서 바라보는 시선들이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나이 서른은 어떻게 보일까요? 서른은 여전히 별거 없습니다. 마치 삼십 대가 되는 순간,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기대와 책임이 커지고, 그래서 마치 대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29살에서 30살이 되는 순간 느낀 것인 딱 한 가지였습니다.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서른이 되어서 확실하게 체감했던 것은 정신적인 부분보다는 육체적인 노화였습니다. 20대 중후반부터는 노화가 시작된다더니, 확실히 서른을 넘어서부터는 소화력도 떨어지고, 회복하는 속도도 느려진 것 같습니다.
10대와 20대 때에는 33살 즈음에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인정받고 능력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내가 직접 마주한 33살은 나의 기대와는 너무도 달랐습니다. 워라밸보다 워라블을 지향하는 사람이었기에 커리어적으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33살에도 모르는 게 훨씬 많고, 자유로워진 만큼 늘 어마무시하게 큰 책임감과 함께여야 했습니다. 이상하게 절대적으로 나에게 쌓인 지식과 경험의 양은 많아졌으나, 오히려 모르는 것 투성이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어른이 되는 것은 평생의 숙제인 것 같습니다. 사는 게 어렵고 고달프다고 느낄 때마다 <꽃보다 누나>에서 윤여정 배우가 했던 말을 떠올리곤 합니다.
모든 일은 처음 겪는 일이다.
나도 67세가 첨이야.
'그래, 나만 이렇게 힘든 건 아니겠지. 처음 살아보는 삼십 대인데, 어려울 수밖에 없지.'라며 위로를 받았습니다. 처음 살아보는 30대이고, 이제 겨우 30대 중반인데, 어떻게 모든 일에 능숙할 수 있을까요?
윤여정 배우와 같은 인생 선배가 해준 말도 너무 좋지만, 때로는 나와 같은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큰 위로가 됩니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 <아직 낫서른>, <겨우, 서른>등 삼십 대 여자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를 보면서 너무나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특히 서른이라는 상징적인 나이가 주는 힘이 컸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삼십대가 되면서 생활방식이 달라지고, 만나는 사람들이 달라지고, 대화의 주제가 달라지고, 먹는 음식조차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많은 것들이 달라지면서 삶의 질과 결이 달라졌지만, 그 안에 변하지 않은 것이 한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내 인생을 책임지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삼십대 여자들의 이야기에는 공통적으로 일과 결혼, 출산과 육아 사이에서의 선택과 갈등, 여성이기에 겪는 사회적 지위에서의 한계와 극복, 능동적 혹은 수동적인 삶의 태도 등을 주제로 다룹니다.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다 다루는 드라마도 있고, 이 중 특정 주제를 깊고 집중적으로 다루는 드라마도 있습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 그리고 그 주인공이 30대의 시작점인 서른이라는 점, 마지막으로 그 나이대에 겪는 어려움, 고민들과 해결책,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성장 스토리라는 점 등 위에 언급한 드라마들을 봐야 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겪어야 할 혹은 지금 당장 겪고 있는 이야기들이라 훨씬 더 공감이 되고 팍팍한 우리 삶에 한줄기 따뜻한 위로가 되어줄 것입니다.